맥주 공부를 위해 최근에 잘 읽지도 않는 책을 읽기 위해 리디북스도 가입해서 읽고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제프 올워스의 [맥주 바이블]가 나온 지는 꽤 되었지만
내용이 굉장히 알차서 많은 공부가 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 순으로 블로그를 채워 나가려고 한다.
일단 작성한 두 개의 글은 당연히 그대로 두고 새롭게 수정할 내용이 있거나
추가해야할 부분이 있다면 추가할 생각이다.
그리고 그 첫번째 순서는 지금 이 글의 제목대로 맥주의 역사에 대한 내용이 먼저다.
물론 책의 진짜 첫번째 내용은 맥주를 공부하고 마실 때의 태도에 관해서지만
지은이의 주관인 부분이라 읽은 내가 느끼는 점은 많았지만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자 적는 이 블로그에 그 내용을 적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제외한다.
맥주가 언제부터 등장했는가, 라는 질문에 딱 잘라 "이때부터 만들어졌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장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두가지 설이 있다고 말하고 있고,
현재 내가 읽고 있는 책에서는 이 두가지 설보다 더욱 오래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일단 가장 많이 찾을 수 있는 두가지 설은 바로
1. 기원전 4000년 수메르인이 만들어냈다
2. 기원전 1500년 이집트인이 만들어냈다
이 두가지다.
내가 읽고 있는 [맥주 바이블]에서는 이 두가지 설보다 더욱 전인
기원전 1만년 수메르인의 조상이 발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문헌을 살펴보면 Sumerian Beer: the origins of brewing Technology in Ancient Mesopotamia
를 참고한 것으로 나오며 해당 글은 Peter Damerow가 작성한 글이다.
Peter Damerow: 1939~2011. 수학자, 철학자, 과학자 및 역사가이기도 했던 그는
CLDI(Cuneiform Digital Library Initiative)의 공동 설립자이자
Max Planck Institute for the History of Science의 공동 설립자로 한 평생 지식의 디지털 평등을 위해 힘쓴 인물이었다
무엇이 옳은지를 지금에 와서 판별하기에는 어렵지만 가장 먼저 어디서 나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맥주뿐 아니라 다른 주류들의 기원을 살펴보면 해당 지역의 문화와 기후, 농작물에 따라
와인인지, 맥주인지, 증류주인지, 럼인지 갈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니 어디가 먼저다, 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맥주 바이블]도 마찬가지로 처음 시작이 다를 뿐 수메르인 이야기와 이집트 이야기 모두 다룬다.
가장 처음 만들어진 맥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보리 맥주가 아니라 귀리 맥주라고 한다.
수메르인이 정착하기 전, 즉 문명이 생기기 전 이들은 곡물을 물에 푹 적시면 부드러워져서
마치 죽과 같은 상태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고 점점 이를 뜨겁게 만들 수 있게 되고,
이 과정에서 곡물의 당분이 빠져나오게 되어 되직하고 단맛이 강한 죽이 된다.
그리고 우연으로 인해 이 죽이 발효되며 술처럼 변했다.
이 것을 귀리 맥주Gruel Beer라 부르고 브루잉의 역사는 여기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때 당시 만들어진 귀리 맥주는 발아되지 않은 곡물로 만들어지고
제대로된 발효가 이루어지지 않아 기껏해야 알코올 도수가 1~2%정도로 예상된다 한다.
그리고 기원전 4500년, 유목민이었던 수메르인이 정착하고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꽃을 피우게 된다.
이때 기록된 브루잉 기법은 이미 우리가 맥주라 부를 만한 형태를 갖추었다고 한다.
어느새인지 발아된 곡물을 이용하면 더 도수가 쎈 맥주를 만들 수 있가는 사실을 발견했고,
가마에서 건조한 뒤 Mashing*을 거쳐 발효까지 한다는 점에서 투박하긴 하지만
지금의 브루잉 과정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Mashing; 메시드 포테이토 할때의 그 Mash. 즉, 으깨기 혹은 잘게 부수기
이집트에서도 수메르인보다 늦기는 했지만 일찍부터 맥주를 만들었다.
심지어 최초로 세금을 매겼던 곳이고, 수출하기도 했으며 화폐의 기능까지 했다!
브루잉을 했다는 흔적은 기원전 5000년부터, 기록은 기원전 3100년부터 있다고 하며
식단에도 있고 신전 제단에 바쳐지기도 했다.
이집트인들은 나일강을 중심으로 발효빵은 물론 브루잉도 발전하게 되었는데
(빵이 먼저냐 맥주가 먼저냐는 고고학자들의 싸움이니 여기서는 논외다)
맥주에 첨가물(대추야자와 석류 등)을 넣어 맛을 더하는 시도도 했다고 한다.
앞서서 언급했듯 수메르와 이집트 외에도 다른 문명에서도 경작을 시작한 직후부터
브루잉을 시작한 것을 기록과 흔적을 통해 알 수 있다.
수메르인과 이집트인을 제외하면 가장 빠른 곳은 스코틀랜드라고 한다.
이집트와 비슷한 시기이고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몰팅*과 브루잉을
기원전 4000년부터 2000년 사이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추가로 꿀과 크랜베리, 다양한 허브들도 첨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Malting; 곡물을 발아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켈트족은 최소 기원전 700년부터,
지금의 베를린 지역에서 발전된 형태의 브루어리는 기원전 500년,
중국은 기원전 220년*,
*고고학자들마다 메소포타미아와 비슷하거나 더 빠른 시기에 했다는 주장도 있는 듯하다
아프리카에서는 기원전 400년,
멕시코와 과테말라에 해당하는 지역, 즉 마야인들이 기원전 150년부터
맥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중에서 마야인들의 경우 다른 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 마야인들은 옥수수를 이용하여 맥주를 만들었고,
이때 옥수수를 반죽형태로 만들고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었다.
이게 그렇게 특이한가를 물어본다면,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 마야인들은 이 옥수수 반죽을
씹으면 씹을 수록 높은 도수의 맥주가 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복잡한 구조의 옥수수 반죽이 아밀라아제를 만나며 분해,
전분(다당류)에서 단 맛을 내는 형태(이당류)로 되기 때문이었다.
이런 어려운 이유를 마야인들이 알 수 없었기에
다른 방식으로 분해할 생각은 못하고 씹어서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심지어 이 방식이 중남아메리카 지역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신기한 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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