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필수 요소 맥아 편, 홉 편이 궁금하다면
2023.06.07 - [맥주] - 맥주 필수 요소 ① - 홉
2023.06.14 - [맥주] - 맥주 필수 요소 ② - 맥아 편
빵이 부풀고 맥주나 와인이 발효되며 탄산(기포)이 발생하고
열이 발생하는 현상은 먼 과거에서는 마법에 걸린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빵보다는 맥주나 와인과 같은 술의 경우 발효가 되는 현상이 눈에 보이고
맛의 변화가 극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꼈다고 한다.
중세에는 주로 맥주와 와인을 수도원에서 만들다 보니 성령이 깃든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니 당시 사람들이 발효라는 과정을 얼마나 신비롭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물론 발효라는 과정은 효모의 화학적 반응으로 발생하는
극히 과학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효모라는 것이 처음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1860년대, 파스퇴르의 효모에 대한 논문 발표 이후다.
처음으로 자연 발생설을 반박하는 명확한 실험과 증거를 발표하며 긴 시간 동안 과학 업계에 만연했던
자연 발생설을 잘못된 이론이라 못박는데 성공한다.
이후 칼스버그 연구소에서 라거에 사용하는 효모만을 추출하는 데 성공시키며
제대로 된 효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효모들은 사용되는 용도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제빵을 위한 효모, 와인을 위한 효모, 맥주를 위한 효모 등이 그것이다.
효모별로 발효과정에서 알콜을 많이 발생시킨다거나, 더 높은 알코올에서 살아남는 종이라던가,
특정한 맛을 낸다거나, 알콜의 발생이 없다거나 하는 등의 특징별로 나눈 것이 그것이다.
과거, 그러니까 효모라는 존재가 알려지기 전에도 효모라는 존재는 몰랐지만
그 기능을 하는 어떤 물질에 대해서는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기록을 살펴보면 독일에서 헤페너라는 직업이 있었는데
여기서 헤페가 독일어로 효모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헤페너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효모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업을 의미했다.
그래서 헤페너들이 브루잉 과정에서 헤페를 얼마나 넣고,
남은 헤페를 어떻게 관리하여 다음 브루잉에 사용하고, 판매하는지에 대한 것을 결정했다.
그래서 우리가 독일순수령에서 말하는 4가지,
당시에는 맥아, 홉, 물, 헤페라고 기록된 것을 효모라는 것을 알게 된 지금에 이르러
헤페를 효모로 해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맥주에서 사용되는 효모는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에일 효모와 라거 효모가 그것인데 각 차이는 어떤 온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가에 따라 나뉘게 된다.
약 15 ºC에서 활발하다면 에일 효모, 약 10 ºC에서 활발하다면 라거 효모라는 식이다.
이때 에일 효모의 경우 발효 부산물이 많이 발생하여 풍부한 향과 강한 알콜을 내게 되고
라거 효모의 경우 차가운 온도이기에 발효 부산물이 적게 발생해 특유의 향이 적은 소위 깔끔한 맛을 내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발효 부산물은 다양하지만 그 중 맥주를 만드는데 주요한 네 가지 물질은
에스테르, 페놀, 디아세틸, 퓨젤 알코올이다.
에스테르는 에일류에 특징을 더하는 화합물인데 종마다 결과물이 굉장히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주로 사과, 배, 바나나 등 같은 과일 향을 내지만 때로는 스파이시한 향을 내기도 한다.
페놀은 스모키한 향, 정향 혹은 약품과 같은 맛, 향을 내기도 하는 화합물이다.
주로 전통 독일 바이첸, 일부 벨기에 맥주들에서 이 특징이 잘 나타난다고 한다.
디아세틸은 버터와 같은 향과 맛을 지닌 물질인데 주로 이용되는 것은
사탕이나 팝콘 같은 곳에 사용한다고 한다.
맥주에서는 이 화합물이 보통 발생했다가 다시 재흡수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그런데 일부러 재흡수하는 과정이 끝나기 전에 패키징하여
맥주에 버터의 풍미를 첨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퓨젤 알코올은 주로 생성되는 에틸알코올 보다 강렬하고 톡 쏘는 향을 더하는 알코올이다.
도수가 쎈 맥주*일 수록 흔하게 나타난다.
*퓨젤 알코올은 주로 증류주(위스키와 같은)에서 주로 발견되는 알코올이고 에틸알코올이 생성되며 생기는 부산물의 일부다.
황갈색의 색을 가졌으며 탄산을 많이 함유한 것이 특징. 위스키를 만들 때 증류의 마지막 과정에서 많이 발생한다.
직접 브루잉을 한다면 알아두면 좋은 효모와 관련된 개념이 두가지 있다.
바로 저감도(Attenuation)와 비중(Gravity)이 그것이다.
브루어리들은 비중 척도를 바탕으로 맥주가 물에 비해 얼마나 많은
당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수치가 비중이다.
비중은 초기 비중(효모 첨가 전)과 최종 비중(효모 첨가 후 발효가 완료된) 두 번 측정하며
이때 측정된 수치의 차이를 통해 알코올 도수를 계산할 수 있다.
여기서 알아야 하는 것은 바로 밀도의 차이다.
당분은 물보다 밀도가 높고, 알콜은 물보다 밀도가 낮다.
여기서 효모가 당분을 알콜로 발효되기 시작하면서 비중의 수치는 낮아지게 되는데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양의 당분이 알코올로 변했는지 알게 되면 알코올 도수를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알코올 도수를 확인할 때 저감도도 같이 확인하게 된다.
저감도는 효모가 발효에 쓰는 당분의 양의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같은 알코올 양을 발생시키는데 얼마나 많은 당분을 사용하는가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이 효모가 얼마나 가성비가 넘치는 효모인가를 보는 수치인 것이다.
맥주에 잔여 당분이 적을수록 저감도는 높아지며(그만큼 많이 사용했다는 뜻이니)
맛은 더욱 드라이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보통은 고/저도수 맥주는 고/저 비중 맥주로 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의어는 아님을 주의해야 한다.
고비중 맥주지만 저감도가 낮은 효모를 사용하여 저도수 맥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까.
*무조건 드라이해지는 것은 아니다.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에스테르나 페놀 등과 같은 화합물로 인해 단맛을 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이한 맥주의 척도로 사용하기에 유용한 지표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언급 안 한 효모의 맥주 효모가 하나 있다.
바로 야생 효모가 그것인데, 말 그래도 인위적으로 추출해 낸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잡균이 포함된 효모를 의미한다.
요즘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맥주는 일관된 맛과 품질을 위해
각 브루어리에서 추출하는 효모(대개 하우스 효모라고 불리는)를 이용한다.
하지만 일부 브루어리에서는 여전히 야생 효모를 이용한 맥주를 만들고 있으며
펑키한 풍미와 젖산균에 의한 산미를 가진 굉장히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소수의 매니아들이 존재하고 실제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 종종 보이는 맥주의 종류이기도 하다.
이 효묘로 만든 맥주를 와일드 비어(Wild Beer, 혹은 단순히 Wild)라고 하며
사어 에일(Sour Ale. 주로 에일이라 이렇게 불릴 뿐 라거도 존재한다고 한다)과 동일하게 보는 경우도 있다.
결과는 비슷한 맛을 내지만 그 원인이 다른 점에서 사실상 다른 맥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와일드는 야생효모의 대표격으로 불리는 브랫, 풀 네임으로 브레타노미세스로
만들어지는 맥주를 의미하며 대표적인 스타일로 람빅(혹은 람비크)이 있다.
보통 이 맥주의 풍미는 펑키하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이 스타일의 경우도 약간의 산미 혹은 강한 산미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느껴지는 것은 두가지 원인이 있는데 한 가지는 자연적으로 침투한 젖산균
혹은 인위적으로 투입한 젖산균으로 인해 발생한다.
두 번째는 발효 중 많은 산소가 공급되는 경우, 오랜 기간 발효한 경우 산미가 발생한다.
반면 사워 에일의 경우 처음부터 젖산균을 투입하여 만든다.
여기서 젖산균은 박테리아의 일종으로 주로 사용되는 젖산균은 유산균과 페디오코쿠스균 두 가지다.
*여기서 말하는 펑키함이란 마구간, 젖은 풀 등의 향이 나는 것을 의미한다.
주로 특이한 맛이나 향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모두 사용한다.
여기서 나오는 브레타노미세스, 유산균, 페디오코쿠스균에 대한 설명은
너무 복잡하고 투머치하기 때문에 혹시나 원하는 이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면 추가로 작성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전반적인 효모에 대한 설명과 그에 따른 에스테르 등 더 깊은 지식을 찾을수록
미생물학과 화학에 대한 전문지식을 요하기 때문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만일 각 잡고 공부한다면 대학원생이 되는 기분으로 공부하게 될 것 같아 더 이상은
작성하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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